가깝고도 먼, 당신은 나의 '낯익은 타인'. <존재의 선물> : 50세 생일을 눈앞에 둔 중년남성 ‘존재’는 자신의 머리가 한 줌씩 빠지는 것을 발견하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다. 그는 부인을 두고 다른 여자와 밀회를 가지곤 하지만, 애인 집에서 밤을 같이 보낸 적은 없다. 매번 집으로 돌아갈 뿐이다. <서리> : ‘서리’는 얼마 전 남자친구 ‘정구’를 떠나 보냈다. 시간이 얼마간 흘렀지만 그녀는 아직도 그가 왜 갑자기 자신을 남겨두고 자살을 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또 그런 그녀를 찾아온 엄마는 슬퍼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시끄럽기만 해, ‘서리’는 괴로워진다. <추억에서 기다린다> : 우리가 사는 세계의 시간과 정반대로 흐르는 세계가 있다. 나이가 들며 자신의 존재감이 희미해져 감을 느끼던 ‘소영’은 우연히 가게 된 다른 세계에서 어린 아이로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맛보는 동안 삶에 대한 원망도 차츰 사그라드는데... <길 잃는 사람들> : 인생을 스스로 끝내려 마음 먹고 있던 ‘준웅’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아버지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소식이다. 잠시 자살을 유보하고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보러 집으로 돌아가는 그. ‘준웅’은 아버지의 뒤를 따라 걸으며 숨겨져 있던 어떤 진심을 엿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