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감 댁 외동딸 수연은 정판서의 아들 정율과 혼례를 치루던 날, 마을을 습격한 청나라 군사들에게 심양으로 끌려간다.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온 수연을 기다리는 것은 환향녀라는 손가락질과 시댁의 차가운 외면뿐. 결국, 환향녀 며느리를 견디지 못한 시어머니 심씨의 농간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내쳐진다. 그러나 친정에 가서도 중병에 걸린 아버지 한대감을 대신해 집안 어른 행세를 하고 있는 서출 오라비 용수에게 자결할 것을 종용 받고, 궁지에 몰린 수연은 끝내, 환각을 일으켜 자결하게 만드는 무서운 독초인 수망초를 먹고 자결한다. 한편 혼례식 날 신부와 왼팔을 청나라 군사에게 잃은 신랑 정율은 슬픔을 딛고 과거에 급제, 어사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고, 그 첫 임무로 ‘길마재’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변고를 조사하라는 명을 받는다. 길마재는 억울하게 살해된 환향녀들의 원혼이 떠돌며 한양으로 향하는 나그네들을 유혹해 살해하는 험준한 고개의 이름. 그곳에서 정율은 혼례식 날 헤어졌던 신부 수연과 운명적으로 맞닥뜨리는데…